138년 '기업 조력자'…시장경제 파수꾼 우뚝

입력 2022-04-21 17:37   수정 2022-04-22 02:04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경제단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884년 서울 종로 육의전 상인들이 일본 상인들의 횡포에 대항해 만든 ‘한성상업회의소’가 대한상의의 전신이다. 구한말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열강이 밀려들면서 조선 상공업이 붕괴할 위기를 맞자 국내 상공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한국 최초의 상공회의소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이후 부산 인천 등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상업회의소가 잇달아 설립됐다.

8·15 광복 후인 1946년 조선상공회의소와 22개 지방 상의가 만들어졌다. 조선상공회의소가 지금의 대한상공회의소로 이름이 바뀐 것은 1948년이다.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유일한 민간 경제단체로서 명맥을 유지했다.

1952년 12월 상공회의소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듬해 10월 서울 등 24개 지방상공회의소가 새로운 법에 따라 설립됐다. 이중재 초대 회장을 시작으로 이세현 조양견직 회장, 송대순 대한증권 사장, 전용순 금강제약소 회장, 전택보 천우사 회장, 박두병 동양맥주 회장, 김성곤 쌍용양회공업 회장, 태완선 대한중석광업 회장, 김영선 대한재보험 회장, 정수창 동양맥주 회장, 김상하 삼양사 회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손경식 CJ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이 회장을 지냈다.

대한상의는 1960년대 경영 상담과 실무강좌, 정책설명회 등 기업과 관련한 진흥사업에 역점을 뒀다. 수출 부흥기였던 1970년대에는 국제 사업을 활발히 벌였다. 1980년대 이후에는 시장 주도 경제를 주장하면서 ‘시장경제 파수꾼’ 역할을 자임했다. 지금도 규제 개혁은 대한상의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다. 대한상의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바뀌었지만, 기업들을 지원하고 대변하는 조력자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게 경제계의 중평이다.

대한상의는 모든 업종의 대·중소기업을 회원으로 둔 종합 경제단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전국적 조직을 가진 유일한 경제단체이기도 하다. 서울상의를 비롯한 전국 73개 지방 상공회의소는 각 지역 상공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회원사가 19만 개에 달하며 전 세계 130여 개국의 상공회의소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자격검정 시험 시행 등 정부 위탁사업도 하고 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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